1. 청소년의 대인관계 욕구 변화
유아기에서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까지 대인관계와 관련된 독특한 발달적 변화를 경험한다. 그래서 나와 내 주변으로만 국한되었던 관심의 초점이 점차 넓어지고 더욱 깊어진다. 특히 청소년기는 인간의 전 발달단계 중 타인이나 주변 사람에 대한 친밀감과 대인관계 욕구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발달단계에 따른 특징적인 대인관계의 욕구
설리반(Sullivan)은 개인이 일생 동안 보이는 대인관계 욕구의 변화를 다루면서, 인간의 발달은 대인관계의 측면에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① 제1단계 : 유아기
자신을 보호해 주고 양육해주는 대상과의 접촉 욕구가 가장 크다. 주로 따뜻한 어머니나 다른 양육자의 품에 안김으로써 욕구가 충족된다.
② 제2단계 : 아동기
언어를 습득하게 되는 단계이다. 아동들은 어른들이 자신의 놀이에 참여해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어떤 경우에 인정하고 어떤 경우에 인정하지 않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어른들로부터 인정받는 행동을 주로 하게 된다.
③ 제3단계 : 소년 및 소녀기
정신분석학파에서 학자에 따라 의견이 나뉜다. 프로이드(Fred)와 안나 프로이드(Anna Freud)는 잠복기로서 비교적 조용한 시기라고 하였고, 설리반(Sullivan)은 많은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고 하였다. 적극적으로 친구를 필요로 하는 시기인 소년 및 소녀기에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알게 되고 이를 통해 협동심과 경쟁심을 배우게 된다.
④ 제4단계 : 전청소년기
단순한 친구가 아닌, 단짝친구를 필요로 한다. 여기서 단짝이란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을 의미한다. 청소년기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폭넓게 하는 시기였다면, 전청소년기는 그 관계를 깊게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⑤ 제5단계 : 청소년 초기
이성과의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된다. 생리적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성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동성에 쏠리던 관심이 이성에게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그러나, 청소년 초기의 성적 욕구 충족은 많은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성적 욕구를 느낌과 동시에 이를 의식적으로 밀어내려는 노력을 함께 함으로써 많은 심리적 갈등과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⑥ 제6단계 : 청소년 후기
인지적 발달이 거의 완성되는 시기이다. 사회, 정치, 문화적인 넓은 주제로 관심을 확장하게 된다. 보다 넓고 안정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대인관계 욕구에 대해서도 안정의 단계로 접어드는 경우가 많다.
2. 청소년기 사회성(Sociality) 변화
◆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나타나는 라이스(Rice, 2003)의 사회성의 발달단계
① 자기교제 단계(Autosociality)
주로 학령 전 시기까지 나타나는 단계이다. 아동들은 주된 즐거움과 만족을 자신에게서 찾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기를 원한다. 하지만 어울려 논다기보다 그저 옆에서 함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친구 하나 없이 홀로 지내는 청소년이라면 발달적으로 여전히 자기교체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② 동성교제 단계(Homa Ociality)
주로 초등학교 시기에 나타나는 단계이다. 아동들은 동성의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즐거움과 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동성친구와의 우정관계를 통해 정체감 형성이나 이성과의 유대형성 기초를 마련하게 된다.
③ 이성교제 단계(Hetero Ociality)
주로 청소년기와 이후 성인기 시기에 나타나는 단계이다. 즐거움과 우정을 동성과 이성 모두에게서 찾는다. 지금까지 동성교제에만 관심을 가졌던 이들은 이성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성과의 친밀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불안이 높아진다. 그리고 자신의 성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자아존중감이 낮아질 수 있다.
3. 청소년기 또래 동조성의 증가
또래는 비슷한 연령이나 비슷한 성숙도를 가진 아동 혹은 청소년을 말하며, 동조성(Conformity)은 집단 내부의 압력에 대해 개인이 이에 일치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보이는 또래와의 접촉량과 성인과의 접촉량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극적인 변화가 있다.
2세 유아는 사회적 접촉이 대부분 성인들과 이루어지고, 4세 유아는 성인보다 또래아동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또래와의 접촉이 계속해서 증가한다. 청소년기로 갈수록 또래친구와의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동시에 또래에 대한 동조성도 극대화된다.
동조성이 높은 경우 집단의 동조압력을 따름으로써 개인과 집단 간의 일치도가 증가하게 된다. 청소년들이 집단규범에 동조하는 까닭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속해 있는 집단과 자신과의 관계 때문이다. 또 모호한 상황에서 정보를 얻고 집단의 수용과 인정을 얻기 위해 그들의 행동 양식에 일치하고 조화해가려고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4. 청소년기 애착과 초점의 변화
청소년기로 갈수록 또래친구와의 관계가 밀접해지는 동시에 또래에 대한 동조성도 극대화 된다. 청소년기의 대인관계 변화 중 두드러지는 점은 부모에게 의존하고 영향을 받는 아동기와 달리, 청소년기는 독립과 자립의 욕구를 느끼고 동년배 또래집단에게 강한 심리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 콜만(Coleman)의 초점 이론(Focus Theory)
초점이론은 청소년들이 주변 인물에 의존하는 경향성의 변화를 설명한다. 청소년들의 행동에 미치는 부모와 또래의 영향(초점)은 연령과 해결과제에 따라 달라진다.
① 연령에 따른 차이에서 또래의 영향력은 다른 어떤 시기보다 청소년기에 최고조에 달한다.
기존의 연구결과들도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초점의 변화를 뒷받침하여 아동기까지 유지되던 부모애착이 청소년 초기에 들어서면서는 약해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동부터 청소년 전연령대를 다룬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정서적 지원자는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중학교 2학년생을 비교한 Furman & Buhrmeste(1992)와 황창순(2006)의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생과 달리 중학생들은 부모에 대한 애착 정도가 낮았다. 또 애착이 주는 기능을 충족하기 위해 부모보다 친구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② 청소년들의 주변 인물에 대한 의존도는 해결해야 할 과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또래집단에 의존하고, 의복스타일, 음악기호, 여가활동과 같은 매일 단위의 단기적인 사회적 문제 등이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부모나 주위 성인에게 더 많이 의존하고, 교육문제나 진로결정과 같은 장기적 문제나 도덕, 가치관, 종교문제와 같은 영역 등이 있다.
청소년 행동에 대한 또래 영향력의 정도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과 부모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애정적이고 지원적인 부모는 청소년들이 또래에 지향하고 의존하는 경향이 적고, 거부적이고 비지원적인 부모는 청소년들이 또래의 가치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황창순(2006)의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친구에 대해 갖는 애착 정도는 부모에 대한 애착이 낮을 때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청소년들이 또래집단에 의존하는 정도는 또래집단 자체의 매력뿐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나 부모의 지원 정도에 의해서도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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